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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약탈품 ? 양국 교류품 ?… ‘반환 여부’ 분수령
등록날짜 [ 2014년09월15일 16시22분 ]
 


일본은 최근 대마도(對馬島·쓰시마섬)에 특별한 박물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섬 내 주요 문화재를 한데 모아 관리하겠다는 것. 2012년 10월, 한국인들이 대마도 사찰에 있던 불상 2점을 훔쳐 국내로 밀반입한 이른바 ‘대마도 불상 도난 사건’을 또 겪지 않겠다는 의지다. 강경한 태도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표면적으로 장물임에 분명하지만, 아직 일본에 돌려주지 않았다. 이 불상들이 각각 통일신라시대(동조여래입상·일본 국가지정 중요문화재)와 고려시대(관음보살좌상·나가사키(長崎)현 지정 유형문화재)의 것인 데다가, 서산 부석사에서 관음보살좌상의 본래 소장지임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계와 불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각에서 “약탈 문화재일 가능성이 높으니 반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훔쳐온 게 명백하니, 일단 돌려주고 협상하자”는 의견과 대립했다. 오도가도 못하고 2년여를 국내에 묶여 있던 두 불상의 운명이 조만간 결정될지도 모른다. 최근 문화재청이 “두 불상이 일본으로 유출된 경위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 약탈품? 교류산물? 위조품?… 대마도 불상 본격 조사 = 내달부터 시작되는 문화재청의 조사는 단순히 불상 반환 문제를 넘어서 한·일 간 문화재 반환 공방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환 논란이 벌어진 문화유산에 대해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가 꾸려지는 건 1965년 한일협정 문화재 반환 교섭, 2010∼2011년 일본 궁내청 소장 의궤·고문서 반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기 때문.

이번 조사는 도난 불상들의 일본 반출 경위(약탈인지 교류산물인지)에 우선 초점을 맞추되, 불상의 세부 정보는 물론 학계 일각에서 제기했던 고려관음보살좌상이 부석사불상이 아니라는 주장, 두 불상이 위조품일지도 모른다는 의혹, 불분명한 제작과 반출 시기 등이 검증될 전망이다. 만일 이 불상들이 일제강점기에 약탈된 문화재로 판명되면 한국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일본에 돌려준다고 해도 다른 문화재 관련 이슈의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안휘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 중 60∼70%가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를 주고 수만 개를 가져오는 게 낫다”며 “소탐대실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 돌려주지 않을 권리 vs 반환 이행 의무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인들에게는 ‘해외 문화재 = 약탈 문화재’라는 인식이 생겼다. 따라서 해외유출 문화재 반환과 관련해 국내에선 민족주의 정서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게 이제는 한국도 문화재와 관련해 국제적·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즉, ‘문화민족주의’와 ‘문화국제주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것. 문화재계에서는 불상이 국내에 들어온 2012년부터 “반환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적절한 학술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출 경위에 있어서 고도의 불법성이 드러나지 않는 한 “일본에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근거는 희박하다. 국제적으로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1970년 채택한 ‘문화재의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그 예방 수단에 관한 국제협약’이 통용되고 있지만, 협약 가입국의 자발적인 행위에 의존하기 때문에 효력이 제한적이다.

이는 또 소급력이 없이 과거 역사상의 불법적인 문화재 약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만 문화재와 관련 국제사회의 흐름을 면밀히 추적함으로써 적용이 가능하다.

◆ 문화재의 기원국 반환 최근 동향 = 문화재 반환과 관련해 최근 이탈리아 사례가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06년 2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21점의 문화재 반환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이래, 보스턴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폴게티 박물관, 프린스턴대 박물관과 유사한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탈리아는 해외 소재 자국 문화재를 반환받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자국으로 불법 유입된 문화재의 기원국 반환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문화재 반환 문제에 대한 ‘도덕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2007년 6월 문화재 96점을 파키스탄에 반환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41점의 고고학적 유물을 이란으로 되돌려주었다. 또 2008년 8월 리비아와 우호, 파트너십 및 협력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식민시기 리비아로부터 반출된 고고학적 발굴물 등 문화재 반환도 포함돼 주목을 끌었다. ‘해외 약탈 문화재와 국제법(2008)’을 통해 이탈리아 정부의 협상 성공요인을 분석한 이근관(국제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논문에서 “이탈리아의 일련의 실행은 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널리 보도됨으로써 문화재 반환 문제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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